1972년 이후 처음 맞이 한 43년만의 여름방학이다. 영영 방학이라는 것을 모르고 인생을 살아 갈 나에게도 비록 하루이지만
여름방학이라는 게 주어졌다. 영영 앞으로 돌아오지 못할 방학을 어찌하면 알차게 지낼 수 있을까 궁리하다 출발을 하게 된다
고용안전센터 주선으로 정인직업교육원에서 전기내선 교육을 받은지 벌써 두달이 되었다.
노력이 부족하여 지난 19일 필기시험에 비록 떨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오늘이 하루짜리 방학이다.
그 좋아하던 식구와의 산행도 나의 학원행 그리고 2주간 교통사고병원행,바로 이은 어머니 2주 자택병수발,하다못해 순창요양병원 입원하신지 2주째 바삐도 정신없이 돌고도는 바람에 하지를 못한지가 벌써 두달이다.
일주일에 두번 화.목요일날 국악원(다성) 걸어갔다 걸어 집에오는 왕복 한시간 이십분정도의 걷기외에
시원한 에어컨아래 하루종일 수업과 어김없이 찾아오는 12시20분 시외버스터미널 버스식당 3,000원자리 점심의 배부른 식사로
뱃살은 살살이 아니라 팍팍 뭉게고 올라오는게 일상인데
오늘은 어떻게 하면 하루 아니 7월의 데미를 장식하고 8월을 맞이할까 궁금해 하다가 그간 은행일을 보지 못했는데 예전에 내가 다녔던
은행을 찾아가 보기로 하고 고심하던차 예전처럼 힐링으로 몸도 다질 겸 걸어서 늘상 자동차그늘에 눈으로만 한번 보고
잊어버렸던 풍경들을 꼼꼼히 찾아 보며 걷기로 하여 출발을 하였다 .
08:55 집앞을 나서 조경단길 어느 가계앞을 지나는데 천사의 나팔꽃(2021.07.20 수정 : 독성이 강한 흰독말풀,악마의 나팔, 다투라, 만다라화 : 꽃말로는 경애, 덧없는 사랑 한해살이 풀로 독말풀과 흰독말풀 그리고 여러 해 살이로 털독말풀이 있다)이 보지 못했던 하늘을 향해 피어있어 사진을 찍는데 주인아주머니가
이상한 눈빛으로 내다보길래 처음 보는 하늘을 향한 나팔꽃이라 신기해 사진에 담는다 하니 옆에 나 있는 새끼 모종을 주신다 하여
집에 돌아오는 길에 캐다다가 집 화분에 심었다.
출발이 멋지다. 가는 7월과 멋진 이별을 하며 좋은 예감이 도는 8월 맞이가 되겠다.
09:09 사대부고 사거리 꽃단장 화단
09:08 사대부고 지하터널 앞 왼쪽은 전북대 가운데 간판 뒤로 사대 부고 오른 편은 전북대 병원
09:12 지하도 위 메꽃(나팔꽃의 일종?)
09:12 지하도가 끝나갈 무렵의 터널 위 왼쪽은 다시 전북대 앞쪽은 조경단 왼쪽은 전북대병원
09:22 지하터널 지나 하얀 무궁화가 건지산을 배경으로
분홍빛깔의 무궁화
달맞이꽃
09:26 길가 무궁화와 뒷배경이 된 메타쉐콰이어나무 뒤로 조경단이 있고 건지산 공원이 시작된다
09:28 조경단 앞 휴경지의 이곳이 도시민들의 영농 놀이터가 되어있다
09:32 소리가 나 들여다 보니 사진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왼쪽에 닭이 옹기종기 꼬꼬댁 거리고 가운데 판자집에선 하얀 개가 사람이 그립다며
열심히도 짖어 대는데 오른쪽 검정색의 염소는 소리. 사람의 눈총도 아랑곳없이 풀 뜯기에 여념이 없는 시골풍경을 자아 낸다
저멀리 뒷편엔 조경단으로 전주이씨 시조할아버지가 내려다 보는 앞에서 말이다. 이 할아버지는 이 풍경이 보고 싶어 누군가 이렇게 하도록
하게 만들어는지도 모른다.
옛날 조선시대는 이런 낭만을 즐기며 없어도 마음 풍요롭게 살았노라고 말이다
09:33 직진은 송천동 오른쪽은 동물원 가는 삼거리
09:36 저 울창한 숲속에 혼불 작가 최명희님이 고이 잠 들어 있는 곳이다 이곳 역시 건지산 자락의 일부이다
09:41 묘역 오른쪽으로 비껴 연화마을 입구에 오래전부터 있던 집을 뜯고 새로 짓고 있었는데 오랜만에 와 보니 완성이 다 된것 같다.
때마침 노인장이 그늘에 쉬고 계시어 물으니 남편은 미대교수이고 부인은 음대교수? 로 현재 재직 중인데 아마도 갤러리로 사용한다는
소문이라며 600평 대지에 300 여평은 녹지지역이라 잔디조성이고 나머지 300 여평으로 집을 지었다는데 명물이 되기를 기원 해 본다
09:43 연화마을 사거리 : 왼쪽은 창포로로 전북대 후문과 기숙사(훈산건지하우스) 정면은 송천동방향 옆은 최명희 묘역 오른쪽은 연화로이다
09:50 예전의 한 여름 전북대 울타리 장미가 일품 장관을 이루었는데 오늘은 겨우 이 두송이 참으로 귀한 장미를 볼 수 있다 행운이다
그래도 배 부르다 내 마음엔 예전에 보았던 장미가 많이 피었으니 말이다
09:52 울타리 안의 토끼들
철망안으로 핸드폰 그것도 모자라 손까지 비집고 넣어 찍다 그만 핸드폰을 놓치고 말았다
뙤약볕 아래 토끼들에게 밥을 주고 가는 학생에게 쫒아 가 핸드폰을 주어 달라며 거듭 뜨거운 태양아래 힘든 학생에게 머리 조아린다
핸드폰이 찍고 막 떨어졌는지 약간 흐리게 토끼들 모습이 들어왔다
?
09:58 후문 지나 덕진 연못 가는 길목 쉼터 : 모양은 멋진데 햇님이 조금 선선해 지면 오라 했는지 아무도 없다
수국
맥문동
덕진연못 도로변 이씨화수회 배롱꽃나무가 한창이다
10:06 덕진 연못 : 며칠 전 화려함은 뒤로한 채 열매 맺기에 한창이다
10:08 나도 모자를 쓰기는 했지만 지난 1월 초 뉴질랜드 13박15일 일정 중 어느 날 산 9,000원 정도의 깊이가 얕은 모자로는 앞에 풍경보다는
혼자이기도 하고 모자차양도 작고 참 초라하다 그렇지만 저 분들이 내 마음을 읽어주기라도 하는 듯 마음은 더욱 즐겁고 평온하다
10:10 덕진연못을 나서며 백일홍보다도 더 깨긋함이 도사린다 파란 티셔츠 차림의 공원 관리아저씨의 손수레가
10:10 백로 한마리을 한껏 창공에 올려보내고 파란 하늘을 향해 백일홍의 두팔 아니 세팔이 솟구친다
10:15 땀이 후줄근한데 벌써 덕진 노인복지관이다
그리고 전북도립국악원이 눈에 들어오고 사진이 없지만 원대한방병원 사기리를 지나
도로가 꽃?이 피고
10:28 앞 장면의 꽃을 찍고 있는데 우린 꽃이 아니냐며 사진을 찍어달라 하신다
사진을 보여 주니 언니들도 사진에 나왔어 하고 소리질러 알려 주시며 환하게 웃으신다.
무더위에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었기를 바래본다
10:31 따사로운이 아닌 따가운 햇볕이 좋은건 나라며 파랑에서 어떻게 빨갛게 익어가는지 잘 보라한다
하지만 볼 수가 없다 보려고 뙤약빛에서 아무리 기다려도 땀만 줄줄 날 뿐이다
기다리다 그새를 못 참고 그늘 찾아 아니 햇님이 그만 말리신다 어여 들어가 자고 오라고
그때서야 느낀다 아무리 성급하게 조급대도 되지않는다는 것을. 한밤 자고 나니 벌써는 고추는 버얼겋게 익어 눈앞에 다가와 있다.
한여름밤 풀벌레소리 배게 삼아 지나 온 하루를 보람있게 살았는지 되새기는 여유를 가지라며 여름나기 한수를 가르쳐 준다 고추가
10:33 하늘을 향한 강아지 풀 : 뭬가 덥냐 한다 하늘을 보라 저렇게 파아랗게 시원스럽지 않냐며
10:33 나누어 먹어도 되련만 욕심이 많은 걸까 아님 기나마도 나도 좀 먹어보자 하는 마음으로 새들의 공격을 막기위해 덧씌워진 수수
목적이 아무리 좋아도 정작 수수 본인은 이게 아닌데 하며 답답해 할 것 같아 난 다시 여름더위로 더워지고 만다
10:34 수염이 댓자래도 먹어야 양반이랬던가 점잖은 자태로 다가와 속삭인다 조금만 더 기다려 내가 먹여 줄께
10:36 고소함은 내게 더 있지 하며 참깨도 하얀 꽃나래짓을 보내 온다
10:41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다보니 벌써 어여 볼일보러 가라며 하가지구 사거리에서 길을 내어 준다
10:44 하지만 이야기가 더 필요하다 난. 그런데 얼굴이 확끈 달아오른다 아무래도 더위에 익어가나보다 내 용안이 하고 전주천으로 내려오니
해당화가 반긴다 나도 색갈을 유지하기 위해 그까짓 뙤약빛이야 하고 번티며 성숙하여지기를 기다린다고
10:45 머리는 자꾸자꾸 희미해 져 간다 예전에 야생화 찍으러 다니며 꽃찾아 꽃이름 찾아 야산으로 들녁으로 산야를,
이름찾아 인터넷 사전을 손발머리 다 써가며 뒤적거려 익혀 둔 이 꽃 이름이 있는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
10;46 기생초의 반란 : 그냥 꽃이 피워내는 색에 향기 맡아가며 정 뭐하면 니 땀냄새라도 내게 주고 가렴 한다
흔하디 흔해 남이 봐주지도 않을것 같고 하지만 너는 벌써 나를 인정하고 핸드폰에 담아 애지중지하고 있지 않느냐 고맙다 아무리 더워도
인사는 할란다 하며 기울어진 몸매를 바로 잡아 일어나려 한다 망초가
10:48 니 재주것 찍고보고 놀고 가라한다 그래 긴 억새숲을 헤치고 들어가 핸드폰 드리대니
백로가 잠간 날개짓 무용를 보여주며 한자락 해 보란다
노래를 그래 소리내어 부른다하여 다 노래이던가 마음속 어딘가에서 찾아가는 보이지않는 어떤 즐거움이 바로 노래이지 않던가
누가 뭐래도 난 ~~~ 어 ~~ 나도 몰래 노래 한 구절이 아니 난 파란 하늘아래 붉은 그래도 까블지마야 난 참나리야 하며 다가오는데
내가 없으면 안돼 하며 존재감을 내보이며 까만 씨앗이 타고멍드는 가슴 달래는 철학을 보여준다
10;54 이 편한세상으로 가는 징검다리
10;56 예전엔 섶다리를 재현 해 놓았었는데 요즈음은 철거하여 도로가에 쌓아 두었다.
10;57 전주천과 삼천천이 맞닿아 합류하여 내려가는 저편에 옛날의 기억을 되찾게해주는 굴뚝이 우뚝 솟아있다
사람이 버글거리는 먹고 살 수가 있었던 힘든 내직장이 이었는데 지금의 현실은 연기없는 굴뚝산업으로 탈바꿈하여
나보다도 젊은이들 일자리가 없다없다 아우성이 빗발치니 나의 무력함이 할 말을 잃게 한다
10:58 정자아래 핀 칸나가 보고 가지않을래 한다. 기다리고 기다렸다며 누가 널 기다려준가기나 한다냐 나 말고 하며
11:13 재촉하여 홍산대교를 지나
11:16 문학대 근린공원 언덕도 퍽퍽 찐다 더위가
11:17 현대 I 파크 아파트 등등이 나타나니 예전에 열심히 더 잘 해보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마음으로 내가 찾아가는 은행이 눈앞에
12:23 다가온다.NH농협은행이라고 그리운 마전지점에 들어서니 펀드매니저 이수자님이 반가운 마중을 해 준다
아 여기에 있는 지금이 지금껏 달려 온 보람이었구나 싶다.
일 마치고 다시 용기를 내어 이젠 또랑을 멀리하고 팍팍한 아스팔트 숲을 지나 부지렁부지렁 걸어서 집에 가 밥 먹으련다
맛있겠다 혼자 입맛 다시며 말이다
11:39 문학대 제2근린공원이 옛생각이라며 자기 모습을 보여준다
12:08 요즈음 말 많은 롯데다 그래도 지나자 싫다고 아니가면 우리집 가는데 멀지않는가 돌아서 가면 말이다
12:09 백제교 위 다알리아
12:14 종합경기장 옆 백제로 소방차가 경적을 울려도 좀처럼 길은 나지 않는다 자세히 들여다 보니 앞차 운전수 뒷편엔 두꺼운 옷차림의
소방수 아저씨들이 둔탁하게 보인다 얼마나 더울까 아까부터 내가 지금껏 달려 온 길보다도 더 덥겠지 생각해 본다
12:;33 사대부고사거리 어느 음식점 옆 담장에 옥잠화가 하얀 옷소매에 물 칭칭 뿌려 손 닦고 좀 쉬었다 가라한다
12:37 바로 이 가계다. 내게 이런 조그마한 기쁨을 줄 수 있게 해 준 고마운 가계의 넉넉한 모종 하나 드릴까요 하는 아주머니의 한마디 소리에
마음 즐거워 오늘의 스토리가 삭아들어가는 내머리를 잠시나마 멈추게 해 주었다
좋은 얼굴, 좋은 옷, 좋은 음식, 다 좋지만 더 좋은게 좋은 한마디 말이다. 이뿐 목소리도 아닌 그냥 가슴에 들어있는 그대로의 목소리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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