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서해랑길

신석정 문학관 2026.07.02 목요일

방극만 2026. 7. 4. 06:09




서해랑길 부안 50코스 부안 군청 ~ 동진강 석천휴게소 11.1km 구간 부안군청을 나서 석정로 15분거리 선은리에


신석정(1907~74년)은 전북 부안 출신으로 본명은 신석희(辛錫熙), 호는 석정(夕汀).

일제강점기 말기에는 창씨개명과 신사참배를 거부하며 붓을 꺾고 낙향하여 지냈을 정도로 올곧은 지조를 지녔다.


신석정 시의 표현상 특징

1) 대화체와 존댓말(경어체) : 청자를 "어머니", "당신" 등으로 설정하여 이야기하듯 부드럽게 말을 건네는 방식을 주로 사용한다. 시에 친근감과 간절함을 더해준다.

2) 풍부한 감각적 묘사 : 시각, 청각 등 다양한 감각적 심상을 활용하여 자연의 풍경을 한 폭의 그림처럼 섬세하게 그려낸다.

3) 은유와 상징 : 어두운 시대 현실을 '밤'이나 '어둠'으로, 희망찬 미래나 이상향을 '별'이나 '먼 나라'로 은유하여 표현했다.

~내일을 준비하는 블러그에서 ~




오월이었느니라

하늘로 솟구치는
노고지라 은은한 가락
천지에 퍼지는
오월이었느니라.

제빌 거느린
하니 바람에 겨워
철쭉꽃 뚜욱뚝 떨어지는
오윌이었느니라.

빠일간 모란이
무더기로 피어나고
어린 벌 잉잉거리는
오월이었느니라.

기인 긴 겨울을
견디고 살아오던 의지
드높이 솟구치던
오일이었느니라.

생각하자
우리들의 빛나는 설계를!
전실로 아로새길
오월이었느니라.

그리하여
저 정정한 나무와 더불어
굽힐 줄 모르고 살아갈
오월이었느니라.

「내 노래하고 싶은 것은」 전북매일신문 1973.5,1.
간행연도 2007. 9. 창비사 [내 노래하고 싶은 것은]


10:07 서해랑길 부안 50코스 트레일 중 신석정문학관 내 부안군 관광안내도 앞에서


나도 산에 맡기리로다

철쭉이 타다가 간
네 가슴에

오늘은 푸른 오월이
고겔 묻었구나.

호반새 소리 묻어오는
솔바람이 다녀가는데

세석평전細石平田엔
철쭉만 남았겠지.

찔레꽃 향기
쏟아지는 골짜길

돌아오면 온 몸뚱이
초록색 물이 들은

나도
산에 맡기리로다.

[내 노래하고 싶은 것은] (출판) 뒤 미수록 시집
간행연도 2007.9 창비사  [내 노래하고 싶은 것은]


석정문학관과 부안군문화재단


석정문학관 앞에서



석정문학관 입구 건물 외벽





석정문학관 내부






{1972년 8월 30일 전주상업고등학교에서
             맞은 정년퇴임 서예시액자}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 辛石汀 詩  宋成鏞 畵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

깊은 삼림지대를 끼고 돌면,
고요한 호수에 흰물새 날고
좁은 들길에 들장미 열매 붉어
멀리 노루새끼 마음 놓고 뛰어다니는
아무도 살지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

그 나라에 가실때에는 부디 잊지마셔요.
나와 같이 그 나라에 가서 비둘기를 키웁시다.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

산비탈 넌지시 타고 내려오면,
양지밭에 흰염소 한가히 풀 뜯고
길솟는 옥수수밭에 해는 저물어 저물어,
먼 바다물소리 구슬피 들려오는
아무도 살지 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
어머니 부디 이치마셔요.
그 때 우리는 어린양을 몰고 돌아옵시다.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
오월 하늘에 비들기 멀리 날고
오늘처럼 촐촐히 비가 내리면,
꿩소리도 유난히 한가롭게 들리리다.
서리 가마귀 높이 날아 산국화 더욱 곱고,
노란 은행잎이 한들한들 푸른 하늘에 날리는
가을이면 어머니, 그 나라에서
양지밭 과우원에 꿀벌이 잉잉거릴때,
나와 함께 그 새빨간 능금을 또욱똑 따지않으렵니까 ?

1972년 8월 30일  석정선생님 정년퇴임을 기념하여
(고등국어2)의 시를 드립니다
전주상업고등학교 교직원 및 재학생 일동


※  '어머니'는 (1) 모성애 (2) 근원적 평화 (3) 구원의 존재 (4) 잃어버린 조국을 상징한다.
다정하고 포근하며, 이상향으로 데려다 줄 절대적 구원자, 인도자의 역할을 한다.

※ '그 먼 나라'는 (1) 자유롭고 평화로운 이상향(유토피아) (2) 해방된 나라를 의미한다.


















석정의 좌우명

지재고산유수 志在高山流水

'뜻이 높은 산과 흐르는 물 즉 자연에 있다.'는 뜻이다. 신석정은 한정소언불모영리(閒靜小言不慕榮利)
즉 '한가롭고 고요하여 말이 적고 영화와 이익을 사모하지 않는다.' 라는 도연명의 경지를 그리면서 속된 것을 멀리했다
그러므로 지재고산유수(志在高山流水)는 자연에 귀의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지조를 지키고자 하는 신념과 기개를 보인다.
그는 [산의 서곡]의 에피그라프(epigraph, 제사題詞) 로 '침묵은 산의 얼굴이니라. 숭고는 산의 마음이니라. 나 또한 산을 닮아보리라.' 라고 썼다.
침묵과 숭고가 곧 지재고산유수의 의미이다.





문학관 앞 동산



기우는해 신석정

해는기울고요
울든물새도 잡잣고 잇슴니다
탁탁 푹푹 흰 언덕에 가벼히
부드치든
푸른 물결도 잠잠합니다

해는 기울고요ㅡ
끗업는 바다ㅅ가에
해는 기우러짐니다
오 내가 美術家였드면
기우는 저 해를 어엽부게 그릴것을!

해는기울고요
밟언 북새만을
남기고 감니다
다정한 친구ㅅ기리 이별하듯
말업시 시름업시
가바림니다

조선일보 1924 1
송하경 글씨


전북특별자치도 기념물
Jeonbuk State Monument

이 집은 우리 나라 현대시의 큰 맥을 이은 신석정이 살던 곳이다.
1930년대 김영랑 등과 함께 순수문학을 이끌던 신석정은 부안 동중리에서
태어나 1952년 전주로 이사할 때까지 이 집에서 살았다.
청구원靑丘園으로 불리는 이 집의 정원은 측백나무로 울타리가 둘려 있고 그 안에 은행나무, 벽오동, 목련, 산수유, 철쭉, 시누대, 등나무 등이 심어져 있다.
신석정의 목가적인 전원시집인 r촛불, r슬픈목가 등은 바로 이곳에서
쓰여진 것들이다




한줄기 불비츨

내가
장미를 열심히 剪枝하는 동안에도
장미는 저 햇볕과 水分을
열심히 빨아 올리고 있는 것은

내가 장미를 다스리듯
장미도 저를 다스리는 까닭이다.

내가
저 즐거운 비의 음악 소리를
열심히 듣고 있는 동안에도
그 어두운 속에서 장미는 서서
물방울을 열심히 받아선

장미는 자꾸만 물방울로
잎을 씻고 어깰 씻고
끝내는 뿌리로 보내는 것은

내가
머언 날을 생각하고 궁리하듯
다시 꽃 피울 太陽을 생각하는 까닭이다.

문득
밤에 내리는 비의 즐거운 음악소리
저편에, 쭈그리고 앉은 밤과, 그 밤의 무서운 혓바닥과,
그 혓바닥에 앗여간 안쓰러운 것들과,
그 안쓰러운 것들을 외면하는 배를 생각한다.

어디서
백合향기가 들려오고 있었다.
그러나 밤은 어두웠다.

하거늘
물 내음새가 물씬 나는
저 시리우스 빛깔의
蟲光燈이라도 좋다.
한줄기 불빛을
그 불빛을 보여 달라.

이다.

「 산의 서곡」
간행연도 - 1967. 10 가람출판사


고운 心臟심장

별도
하늘도
밤도
치웁다

얼어붙은 心臟 심장
밑으로 흐르던
한줄기 가는
어느 暖流가 멈추고
지치도록 고요한 하늘에
별도얼어붙어
하늘이 무너지고
지구地球가 정지하고
푸른별이
모조리 떨어질지라도
그래도
서러울리 없다는 너는
오 너는 아직
고운
심장心臟을 지녔거니

밤이 이대로
억만년이야 갈리라구

조선일보,1939.3
효봉 여태명쓰다.